교수님,
그리고 조교님, 학부 계량경제학 수업에 대한 건의사항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교수님께서 지난 주, 미처 수강신청을 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큰 아량을 베푸셔서 일곱자리 정도 열어주신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강의실의 수용인원 내에서 최대로 열어주셨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오늘 수업을 보니 열명 가까이 되는 수강 인원들이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서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제가 알기론 강의실에 정식 수강인원 말고도 청강생분들께서 몇분 더 계시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과 같이 강의실 좌석이 부족한 상황에서 청강생분들께서 와계시면, 정식 수강생들에게 그만큼의 피해가 앞으로도 생기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정식 수강생들의 불편을 줄이고, 좀 더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지정좌석제를 실시하면 어떨까 하여 이렇게 글 올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말대로라면 좌석을 등급별로 나눠서 요금을 받으면 되겠군요.
그리고 강의에서 얻는 편익이 큰 학생 = 먼저 온 학생이라고 하시는 것 같은데, 극단적으로 계량경제학을 듣지 못하면 졸업을 할 수 없는 다리가 불편해서 서서 수업을 듣기가 힘들지만 바로 전시간에 수업이 있는 학생보다 다음달에 입대를 하는데 그냥 할 게 없어서 청강이나 하고 가자는 학생이 본 강의로 더 큰 효용을 얻는다는 말씀이신지?
청강생은 손님이나 마찬가집니다. 우리집 냉장고에 있는 음료수를 놀러온 제 친구들이 마시는게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라고 해서 제가 꼭 제 친구들한테 음료수를 줄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등급별로 좌석 요금제를 실시하면 더욱 극명하게 사람별 편익이 반영되겠으나, 이미 우리는 등록금이라는 형태로 강의료를 지불 한 셈이니 강의라는 서비스를 얻기위해 추가적으로 돈을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저는 그럴바에는 지정좌석제를 하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대단히 극단적인 예를 드셨는데, 전시간에 수업이 있는 다리가 불편한 학생은 예외사항으로 간주해 그 사람에게만 좌석을 지정해주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에게까지 동일한 효율의 잣대를 들이대자고 한 적은 없습니다.
다음달에 입대하는데 그냥 할 게 없어서 청강이나 하자고 온 학생은 머지않아 수업에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길어야 3주 정도 나오겠죠. 애초에 이 수업에 편익이 큰 사람도 아니었고 수업에 대한 의지가 정규 수강생만 하지 못할테니까요. 그러니 그런 학생들로 인해 교실이 붐빌거라는 걱정은 크게 안하셔도 됩니다.
청강생은 물론 손님이지요. 하지만 들어주신 예는 적절하지 못합니다. 친구가 우리집 냉장고에서 음료수는 마시는 것은 꼭 제 허락이 필요한 행동이고, 주인의 허락없이 그 집 물건에 손을 댄다면 그것은 도둑질에 버금갑니다. 하지만 수업을 청강하는 것은 도둑질이 아니고, 청강 허락을 맡아야 하는 소수의 교수님 수업을 제외한다면,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한 행동도 아닙니다.
상대 소속 인기 강의 대부분이 일찍 줄 서지 않으면 좋은 자리가 없거나 극단적으로 앉을 수도 없다는 사실은 1학년만 아니면 아는 사실입니다. 애초에 계량경제학 수업 이전에 다른 수업을 넣으셨다면 그 점을 감안하신 것 아닌가요? 왜냐면 저는 그 학기 중 제일 주요하다 싶은 과목은 어떻게 해서든 앞 뒤로 시간을 비워 놓습니다. 앞 시간을 비워 놓은 이유는 일찍 줄 서서 좋은 자리에 앉기 위함이고, 뒷 시간을 비워 놓는 이유는 끝나고 나면 바로 복습을 하러 가기 위함입니다. 물론 시간표를 짜다 보면 늘 제가 원하는 대로 수업시간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처럼 계량 때 앉아서 수업듣기 위해 그 이전 수업을 신청하지 않은 사람도 있을거고 그 사람은 계량 수업에 대단히 큰 편익을 누리는 사람일 확률이 높습니다. 또는, 애초에 계량 이전에 다른 수업을 넣을 경우 서서 수업을 들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 못한 본인의 불찰일 것입니다. 어찌됐건 결정은 결국 본인이 했을거고 단지 그 대가를 치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1교시에 다른 수업이 있어서 계량경제학 수업에 제 시간에 도착하시지 못할 것 같으면 이 참에 친구를 한 분 사귀셔서 자리를 맡아달라고 부탁하시는 방법으로도 충분히 해결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저에게 부탁하시면 제가 맡아드리는 것도 가능하겠습니다.
맨 처음 글쓴분에게 리플을 달 때 저는 제 주장을 피력하면서도 예의는 지켰다고 생각하는데 지나가던남자님은 대단히 공격적으로 발언을 하시네요^^ 본인과 생각이 다르다고 멍청한 주장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못하신다면 지나가던남자님 어깨 위에 있는 것도 머리가 아닐 수 있겠습니다.
바꿔서 생각해보세요. 지정좌석제가 그렇게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 제 주장은 말도 안된다면 왜 소수의 대형강의에서만 지정좌석제를 시행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교수님도 보시는데 이런 논쟁을 바란건 결코 아니었고 단지 전 지좌제가 싫다는 말을 나름대로 조리있게 한 것 뿐인데 반응이 격렬하시네요.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이건 또 뭔소리야 아침부터 로그인 하게 만드네
지불용의며 효용이 그렇게 높으면 수강생들 상대로 '유병삼 교수님 계량경제학(1) 자리 1억에 삽니다ㅠㅠ' 정도는 해 보지 그랬나요
아무것도 안 하고 손 놓고 있다 개강 하고 나니 왜 이제와서 헛소리죠?
대체 시간 많고 한가한놈 유리한 게임을 하자는 주장이 어디있어 진짜 아휴 젊은 사람이 ㅉㅉㅉ
어줍잖게 배워서 약을 팔거면 좀 그럴싸 하길 하던가
당신이 청강을 하건 말건, 정당하게 수강신청을 한 내가 공부 할 환경을 방해하지만 않는다면 상관하지 않음. 교수님 심기 어지럽히는 멍청한 글 그만 쓰고 청강생이면 다른 강의실에서 의자 가져와서 수업 듣는 성의 정도는 보이길. 나름 같이 공부 해 나가는 학생의 입장에서 통행에 방해가 된다거나, 강의실 산소 농도가 다소 희박해 진다거나, 다소간의 소음이 있다거나 하는 정도의 불편은 기꺼이 감내할 수 있음.
같이 계량경제학 수업을 듣는 사람으로서 건의사항을 이렇게 올려주신다는 것은 대단히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정좌석제 실시에 강하게 반대하며, 글쓴이 님께서 지적하신 문제도 한번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리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믿습니다.
일단 지정좌석제가 채택되면 좌석이라는 자원이 대단히 비효율적으로 배분됩니다. 그 어떤 비용을 치루고도 앞자리에 앉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냥 중간이나 뒤쪽에 앉아도 상관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만약 지좌제를 한다면 앞자리에 큰 편익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도 앞자리에 앉게 되고, 반대로 앞자리에 매우 큰 편익을 느끼는 사람은 강제로 뒷 좌석에 앉게 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앞자리에 매우 큰 편익을 누리는 사람이며, 보통 수업 시작 30분 전에 강의실 앞에서 기다립니다. 저는 그 비용을 지불하고라도 앞자리에 앉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러면 앞자리 앉고 싶은 사람은 미리 신청을 받으면 되지 않는가?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110명 가량 되는 수강생 중 예상컨데 30명 이상은 앞자리 신청을 할 것이고(메일을 보내는 한계비용은 대단히 미미하므로) 이들 중 랜덤하게 앞좌석에 배치가 될 것이고 아마 강의실 세번째 줄까지 이들이 앉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 30명 중에서도 앞자리에 가장 큰 편익을 누리는 그룹의 사람들이 이 제도로 인해 강제로 세번째 줄에 앉게 된다면 그것은 불행 아닐까요? 지좌제만 아니면 30분이 아니라 50분이라도 일찍 와서 맨 앞에 앉을 용의가 있는 사람들인데?
글쓴님이 제안하신 지좌제는 결국 '정식수강생의 자리를 확정지어주고 청강생은 남는 자리에 앉거나 서서 들어야 한다' 로 요약될 수 있는데,
정식수강생과 청강생의 구분에 따른 자리자원의 배분은 계량경제학 강의에서 얻는 편익으로 줄 세우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그 편익은 좋은 자리, 혹은 서서 안 듣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불 할 의사가 있는가에 충분히 반영 됩니다. 믿건데, 청강생인데도 불구하고 1시간 먼저 와서 기다렸다가 좋은 자리에 앉고, 정식수강생이라도 5분 지각하면 서서 듣는게 가장 효율적으로 보입니다.
글쓴분께서는 정식 수강생이신것 같은데 정식 수강생 그룹은 평균적으로 청강생 그룹에 비해서 이 강의에서 얻는 편익이 더 크겠죠? 왜냐면 이 강의를 간절히 원했을 거고 수강신청시 이 강의를 처음이나 두번째에 눌렀을거고 덕분에 수강신청에 성공했을테니까요. 그러니 이 강의를 청강생 분들에 비해 경향적으로 더 원하셨던, 그래서 정식수강생 권리를 획득하신 글쓴분께서는 그냥 좀 더 일찍 오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처럼 30분은 말고, 한 20분 전에만 오셔도 좋은 자리가 많습니다. 좋은자리는 바라지도 않고 단지 앉아서 수업 듣는게 목적이시라면, 7분 전에 오셔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